140905 비스티보이즈
0905 금요일 정동화 배두훈 김보강 고은성 주민진 (고은성)
거울
민혁이 칼을 꺼내 들었을 때, 재현은 정말로 놀라 뒷걸음질 친다.
자신의 눈언저리에 상처가 생기던 그 언젠가 옛날이 떠올랐겠지.
진절머리 내고 소리 지르면서
테이블을 뛰어넘어 도망 다니는 이유는 트라우마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저 아이가 나에게 칼을 겨누는구나, 하는 생각 때문이었을 거다.
민혁의 절박함을 이용해서라도 곁에 두고 싶었는데...
칼날의 끝이 반짝일 때 소유욕 이전에 배신감이 앞섰다.
재현이 말했잖아. 이 박스에서 돈을 벌게 해줬는데.
날 떠나려 했냐고.
돈이 문제가 아냐. 곁에서 떠나려 했다는 거. 그게 재현의 스위치를 눌러버렸다.
자신과 같은 위치에 상처를 내버린다. 거울처럼.
나처럼 살아가라고. 혹은, 평생 '이곳을' 기억하라고.
*
독해져야 해.
사실은 칼을 들었을 때 무서웠는데..
무서워서 더 독해졌는데.
약한 마음을 꾹꾹 눌러가면서 이 자리까지 올라왔는데.
굳은살이 배기지 않는 여린 마음에 배신이라는 칼날이 자꾸 박힌다.
그래서 재현은 마이 패밀리, 내 가족.이라고 부르면서도 뒤에서는 찔린 마음에 흐르는 피를 닦아내.
그 피를 닦으면서 되뇌겠지. 빼앗기지 않을 거야. 놓치지 않을 거야.
승우는. 승우는..
평범한 대학생이었다.
법조계에서 일할 나날들을 꿈꾸며 공부했을 텐데 뒷돈이 오가는 어두운 세계로 발을 들이고.
꿈을 포기하고, 현실을 택하게 되고 만다.
갑자기 나락으로 떨어진 삶에서 탈출하고 싶어서 독해진다.
민혁이 개츠비를 떠날 때
민혁의 등 뒤에 대고 '미안해요, 형' 하고 말한다.
자신이 독해지고 있다는걸, 변해가고 있다는 걸 느꼈을 즈음이었겠지.
그때까지는 더 멀리 갈 생각도, 재현처럼 될 생각도 없었을 거다.
그런데 거울처럼....
보고 배우듯 재현이 되고 만다.
*
재현이 피 칠갑이 되어서도 죽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4억? 자신의 재산? 선수들? 지원이?
물질적인 그 무엇이나 인물 때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신념이 틀렸잖아. 그동안 믿고 살아왔는데.
철칙처럼 지켰고, 법이라고 믿어왔는데.
돈 때문에 그들을 옭아 맨 나쁜 사람일 뿐이었다.
외로워서 곁에 두고 싶었을 뿐인데.
같이 살고 싶었을 뿐인데.
삶이 절박했을 뿐인데.. 왜 그 어느 것도 허락되지 않는 걸까.
그러니까. 이제 그만하자, 형.
그만 망치자. 우리, 좋았던 기억들 그만 망치자.
우리 이제 끝내자, 형.
자신에게 칼을 찔렀음에도 주노를 토닥여줘. 내가 미안했다고.
변해버려서, 좋은 형이 되지 못 해서 미안하다고.
*
1. 성민이 너 이 개새끼야!!!!! (버럭)
너 에프킬라야? 응? 아냐. 민혁이가 향수로 모기 죽였어
2. 놀랬잖아유~ 폰 없던 날 애드리브인 줄 알았는데..
놀래면 충청도 사투리를 쓰는 노선으로 바꿨나 보다.
잘 숨기고 있다가 한 번씩 튀어나오는 것 같은 느낌인데 나쁘지 않네.
3. 오늘의 초이스는 고민혁!
민혁이는 빨개요~
근데 빵빵안터지니까 화왕이 '네가 하래매~'
4번 케찹소년!!!!!! ㅋㅋㅋㅋㅋㅋㅋㅋ
누나에게
화왕 - 도도한 척 하지마!! 어? 많이 봤는데
보강주노 - (어깨찰싹) 하지마
화왕은 부쵸춤 추는 거 이제 익숙한데
그리고.... 보꼬승우도 연숙이 누나에게 부쵸춤을 췄ㅋㅋㅋㅋㅋㅋㅋ
음음음 다음에도 춤연습ㅋㅋㅋㅋㅋㅋ 그런 춤 연습하지마. 어떤 박스 에이스에게 배웠니? 응?
4. 마담은 알아
꽃 마담이 담배를 보강 주노 코앞으로 가져가는데 놀라서 숨 삼킴.
미동도 없이 쳐다보더라고.
노래하고 있는 꽃 마담 뒤에서 '알지? 비밀 지켜줘.' 하며
웃는 것 같은 보강 주노는 이재현 너 같은 거 안 무서워, 하고 있는 느낌.
5. 관대 때 성 연출이 그랬어. 고민혁이가 고민을 참 많이 해왔다고.
오늘따라 자꾸 눈에 밟히더라고.
재현이 개츠비에 들어올 때 발자국 소리에 어깨를 움츠려.
이미 재현에게 겁을 먹어 있었어.
파티씬 때는 그 위압감에 눌려있지만, 재현을 역겨워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고.
그래서 형 곁에 있기 싫다고 이야기하는데 꽃 마담 가슴에 비수를 꽂는 것 같더라.
누구라도 그런 목소리로 이야기하면 상처받을 거야. 아무리 단단한 사람이라도.
6. 그런데 꽃 마담은 단단하지 않더라.
7. 화왕이 언제부턴가 파티씬 때 돈을 안 줍는데, 절박함이 좀 사라진 느낌이 들었어.
분명 신에게 자신을 버려달라고 하는데 마지막 자존심까지는 굽히지 못하는 것 같달까.
그런데 이 디테일 때문에 관성에서 더 멀리 갈 수 있다고 소리 지르는 게 더 진심 같아.
그동안은 그래도 인간답게 살고 있었잖아.
그런데 인간이길 포기하는 거지.
신에게서 스스로를 버리는 것 같아 보인다. 지아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