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170105 두산아트랩 유리거울

LUN 2017. 1. 6. 16:56



두산아트랩  유리거울 





그 사람의 이야기, 

누군가가 들려주는 이야기, 함께 하는 공간. 


스페이스111, 그리고 두산아트랩. 












김재만이 <종묘 태평양 무도회> 


음모론과 상상 그 경계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강연이었는데. 

곱씹어보니까 다음 강연 주제가 더 궁금하게 만드는 '예고편' 같은 형식이었던 것 같다. 

종묘를 죽은 사람이 사는 동네라고 하는 것도 처음 알게 되었다. 

관객과의 대화 때 왕정 정치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생각해보니 정말 이번엔 대통령이라기보단 무 권력의 왕을 모시고 사는 느낌이니까) 












유재인 <집단지성 쇼핑> 

티켓을 받을 때 레이저 포인트를 줘서 약간 의아했는데, 

가장 관객 참여형이었고 우리랑 다르지 않은 고민을 한다는 것 같은 의미를

가진 것 같기도 했다. 

그림판 글씨(?) 너무 귀여워

예술을 너무 멀리 보지 말라는 메시지 같은 느낌.. 은 너무 비약이겠지만, 

정말 어렵게만 생각했던 시각예술을 조금은 쉽게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었다. 

엄격한 소비자이고 관객이라 정해진 시간 내에 얼마 사지 못했던 게 덩달아 약간 아쉽기까지 했다. 









박인혜 <판소리 코드뎐> 

사실 가장 기대하고 갔던 강연이었다. 

서양의 음악은 모두가 같은 기호를 규칙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판소리에는 그런 기호가 없다는 게 신기했고, 사용하는 이에 따라 다르지만 내포하고 있는 의미는 같은 코드. 

자신의 것을 내어주어야만 진행할 수 있는 강연이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도창님(!)의 이야기는 배제한 채 진행해서 그건 또 그거대로 색다른 경험이었다. 

전문가지만 자신은 관찰자의 입장이고, 이들의 이야기를 대신 전해주는 위치라던 관객과의 대화 시간도 좋았고. 








임영주 <임O님의 나라> 



관심 두지 않았던 드라마 작가지만 막상 연표와 영상들로 보니 생각보다 자주 접했던 드라마였고, 

자신만의 세계가 확고하게 구축된 작가였다는 걸 알았다. 

막장 드라마라고 하는 그 대상이 누군가에겐 소중하고, 

생의 연대기 같은 것인데 누군가의 취향을 폄하할 수 있을까, 

아니 내가 그 애정을 깎아내려도 되나- 하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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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의 이야기, 

누군가가 들려주는 이야기, 함께 하는 공간. 


'강연'이라는 말에 편견이 있었다. 

딱딱하게 이야기하고, 방어적인 자세로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는데 100분의 시간을 할애해야 하다니. 

'퍼포먼스'라는 단어가 붙는다고 얼마나 달라질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유리 거울은 달랐다. 

편견이 있던 나의 유리 거울은 그들을 관찰자의 시점으로 바라보지 않았고, 

강연이 진행되면서 나는 그 공연장 안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참여하고, 공감하고, 의문을 갖고, 신기하며, 또 즐거워했다.




(사진 출처 : 두산아트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