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170526 생각은 자유

LUN 2017. 6. 3. 00:15



 


 


극을 보고 나와서 가장 처음 했던 생각은 

 

2017년 대한민국에 올리기에 이 극은 너무나 진보적이고, 또 아까운 극이라는 것이었다. 

 


 

언어가 가진 오류에 대해 생각하게 했다. 

파독 간호사, 파독 광부가 가진 단어의 오류를. 

그들을 나라에서 도운 것은 아무것도 없었음을. 

세계시민 이주민 그리고 난민. 

머무를 곳이 없는 자들의 이야기. 

어디든 머무를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극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정치 이야기를 했다는 것이 사실 흥미로웠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니 사실 지금도 검열당하고 있는 이야기들이 많을 것이다. 

국가에 의한, 기관에 의한, 그리고 자기 자신에 의한 검열. 


2015년, 2016년의 한국을 독일에서 바라보는 시선을 오롯이.. 까진 아니겠지만. 

극이 늘 메시지를 가지고 어떤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데, 이런 목소리라면 환영이다. 



정치 이야기 지겨워, 이념이 다르니까 우리 여기까지만 이야기하자.

너는 틀려, 너는 잘못 생각하고 있는 거야. 


그 모든 대답을 다 틀어막힌 기분이었다. 


홀로코스트부터 세월호까지. 

속해있었으니 속해있지 않았고, 내부자였지만 외부자였던 누군가의 기록이자 벽을 깨고자 했던 역사 그 자체. 

일반적인 극의 형식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기에 실망하지 않았다. 



약간 지루하게 흘러갔고,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모두 녹여내려고 해서 설교하는 느낌도, 루즈한 느낌도 있었지만 

극 형식이 아닌 기억의 재구성이라는 점에서 특별하게 기억될 것 같은 극이다. 


다만, 이 형식이 계속 김재엽 작/연출의 스타일이라면 앞으로의 작품들을 선택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생각은 자유'라는 타이틀과 '두산인문극장 갈등'이라는 타이틀에는 적절했다고 생각한다. 

 

 

 


 

 

 


 

 


 

무대 위 퍼포먼스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지만, 극 흐름을 완전히 끊어버릴 것 같아서 참여하지 않았다.

물론, 참여했다면 생각은 자유가 나에게 다른 의미로 특별한 극이 되었을 거란 생각은 여전히 하고 있긴 하다. 

 


 

극이 끝나고 나서도 무대 위 퍼포먼스에 참여하지 않았던 관객들에게도 예술 검열과 

국정화 교과서의 비어버린 역사에 대한 생각을 한 번 더 하게 만들어줘서 좋았던 거 같다. 




모아놓은 리플렛과 티켓, 극과 관련된 것들이 연극을 보는 사람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기에 

책을 펼쳐봐도 된다는 말에 사진만 열심히 찍었다. 

소중하고 귀한 경험이었다.


 



My right is your right 

나의 권리는 당신의 권리이다 


My stage is your stage 

나의 무대는 당신의 무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