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JCS

150902 박은태 최재림 이영미 지현준

LUN 2015. 10. 11. 22:54

150902 Jesus Christ Superstar 


박은태 최재림 이영미 지현준 





Heaven On Their Minds


'난 다 보여, 당신이 가려 하는 그 길.' 


버즈에서 둘이 함께 하늘을 보는 순간 알았다. 

재유다의 저 가사는 진짜였다는 걸. 

유독 길게 시선이 닿는 오늘이 정말 마지막이라는 것도. 



What's The Buzz? - Strange Thing, Mystifying - Everything's Alright 



뜻을 일으킬 미래는 신께서 정하실 순간. 

때가 되면 알게 되리. 



다른 곳에서 같은 곳을 바라보는 유다와 지저스. 

그 순간만큼은 확실하게 유다가 지저스가 인간이지만 신으로 온 걸 인지한 것 같았다. 



마리아의 곁에 가서 지저스의 화를 돋우듯 부르던 동선을 바꿔서 지저스에게만 말하려고 하는 것 같았다. 


마리아를 밀치고 나서 '당신은 나에게만은 그런 말을 하지 않겠지' 하는 표정인데 

이해할 사람은 없다, 라는 말에 너무나 놀란 유다의 표정. 


원한다면, 하고 얼굴을 어루만지는 지저스가 

유다를 너무나 가여워하는 게 느껴져서. 

자신이 그를 어떻게 할지, 그리고 자신이 어떻게 될지 잘 알고 있었던 지저스.



Hosanna - Poor Jerusalem


호산나에서 그들을 사랑스럽게 보던 지저스는 질럿에서 이게 아닌데, 하는 감이 온 순간부터 표정이 굳어진다. 

사실 오늘은 질럿 시작하자마자부터 내내 굳은 표정 같기도 했고. 


호산나에서 구원, 이라는 말이 나오면 유다를 바라보고. 

유다는 그런 그의 시선을 등지고. 


불장난하다 들킨 아이처럼, 

자신의 손에 달린 그의 목숨값을 들고 고민하는 재유다는 화들짝 놀랐다. 


그가 계산하고 있었던 건 무엇이었을까. 

그 어떤 고통이 지저스, 혹은 자신의 목숨과 견줄 수 있었을까.





The Temple


도대체 자신이 왜 이러고 있는지 모르겠는 것 같기도 하고, 이미 너무나 지쳐있기도 하고. 

코는 빨갛고. 

모두를 쫓아낸 후 들려오는 목소리에 고민 가득한 표정. 


아픈 그 표정은 이내 결심으로 바뀌어서 손을 뻗는데 

그 수가 너무 많고 많아서... 

템플에서 미루고 미뤄왔던 구원을 위한 죽음을 택한다. 

한 명 한 명 모두를 어루만질 수가 없어서.





Damned For All Time - Blood Money 


병사를 보낼 장소나 말해. 


감히 너희가 그분의 뜻을 알기나 하겠나, 하는 듯한 조소에 심장이 철렁. 

그런데도 긴 고민. 

선과 악을 떠나 인간, 그 자체로서의 고민이 컸던 것 같다. 

도리. 배반. 배신. 대가. 모든 걸 계산해야만 했던 철저하게 셈에 익숙한 회계 유다. 


잘했다 유다, 불쌍한 유다. 


가끔은 유다 내부의 소리처럼 느껴졌는데 오늘은 철저하게 그리고 완벽하게. 

지저스가 아니라, 그 이상의 존재가 그에게 해주는 말 같았다. 


유다는 죽고 나서는 그를 등지고 서 있을 텐데. 

그의 등이 만들어낸 그림자, 그의 길에 갇혀 울었다



The Last Supper 


기꺼이 당신을 위한 배반,이 아니라 당신만을 위한 배반. 


당신의 피, 당신의 기억. 그 모두를 잊을 수도 없고 

차마 삼킬 수도 없어서 잔을 만지작거리다 부어버린다. 

하지 못했던 인사에 모든 마음을 담고. 


지저스의 아픈 표정은 보지도 못해서 그가 끝까지 담담하고 강하게 자신을 보낸 줄 알고 서럽게, 아프게 울며 그의 곁을 떠난다. 

자신의 등 언저리에 붙어있는 지저스의 시선은 느끼지도 못하고.


Gethsemane


처연하고 또 처절한 지저스의 겟세마네. 

자신이 죽는 걸 보라고 외친 후 다시 눈을 떴을 때 눈에 담긴 그 공허함. 후회. 절망. 

사실은 모든 게 변하길 바라지 않았을까. 

결국, 마지막으로 결심하게 되는 그 순간의 흔들리는 맘, 이 너무 마음 아프다.



The Arrest 


유다의 목소리를 듣고서 쉽게 떨어지지 않는 입

이제 자신에게 일어날 일, 그리고 다가오는 죽음. 

그 모든 걸 알면서도 멈출 수 없음을. 


예수는 못 박혀 죽으리. 

끝까지 그에게 뻗는 손..



Could We Start Again, Please 


어떻게 하지, 하고 고민하던 유다의 앞을 지나가는 제사장.

그리고 결심한 듯 앙다문 입술. 

어쩌면, 바뀌지 않을까. 


Judas' Death 


그들에게 죽음으로 호소하면 무언가 바뀌지 않을까, 하는 바람을 담은 것처럼 자길 죽여달라고. 


당신이 시킨 일은 우리가 모두 죽는 길이었고, 

당신의 죽음으로 나의 생은 영영 저주받게 되는 거라고. 

당신이 말했던 대로 나는 죽어. 당신이 날 죽이는 거야. 

당신이 날. 배신자를. 당신만을 위한 희생양을. 

당신이 날 죽게 만드는 거야. 당신만을 따르던 나를. 


그래서 마지막 그 웃음은, 영영 그를 원망할 거라고. 

당신이 원하는 모든 게 이제 이루어질 거라고. 

자신이 죽고 와르르 무너지고 말았던 그 지저스를 몰라서. 

마음이 아리고, 또 아픈 그 마지막 '지저스'





Trial Before Pilate


빌라도의 눈을 피하지 않았던 건 이미 그의 마음은 굳었기 때문에. 

빌라도가 빨리 체념하길, 자신의 아버지마저 자신을 버리는 고통의 시간이 빨리 오길 기다리는 것 같았음. 

십자가를 지기 전 은저스의 포효인지 절규인지.. 

사실 노선 자체를 잘 모르겠고, 노선을 따지는 게 이제는 무의미해졌다. 


신이지만 인간이고, 인간이지만 신이라서.



유다는 유다대로, 지저스는 지저스대로. 

서로가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운명임을 알면서도 

Blood Money와 The Last Supper에서 유다의 어깨로 뻗었다 거두는 지저스의 손이 

The Arrest에서 유다가 병사에게 맞은 후 그에게 뻗는 그 손이. 

어쩌면 영영 서로의 진심을 향해서는 닿지 못할 손이 아팠다.




둘이 자꾸 같은 곳을 바라본다. 

하늘을, 그리고 서로를. 


절규인지 비명인지 포효인지, 모를 것을 지르는 은저스 때문에.


극을 보며 정말 오랜만에 울었다. 

너무나 충격적이라서. 

그리고 심장이 철렁하는 아픔이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