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프랑켄슈타인
180712 프랑켄슈타인 후기
LUN
2018. 7. 14. 00:57
빅터
신께서 우리를 심판하시리라
지옥의 불 속에 태워버리리라
어린 빅터가 줄리아의 강아지를 살려내려 했던 게 저주의 시작임을 이제는 명확하게 보여주는 기분이다.
룽게와 엘렌이 생명의 본질이라는 책을 읽을 때 들려오는 오르골 음악.
그리고 들려오는 '또다시'
이미 예견된 저주. 그리고 심판.
참 교묘하게도 '우리'라는 말을 쓰는데, 여기에서 연관되었던 모든 인물은 괴물의 손에 죽었다.
괴물은 신의 심판자, 혹은 빅터의 단죄자인가.
빅터의 세계엔 완벽한 인간인 앙리만 존재했다.
그가 살려낸 건 앙리여야만 했다.
그런데 실험실을 도망치며 빅터의 눈을 보는 건 빅터가 모르는 그 무엇.
그리고 괴물 역시 빅터의 눈을 바라보았다.
빅터, 나는 이름이 없다.
*
도망자에서 빅터를 마주한 괴물은 3년의 여정 끝에 이미 지친 것만 같았다.
괴물은 마지막 남은 힘을 짜내서 빅터에게로 왔다.
빅터가 괴물에게 '왜 돌아왔어'라고 묻지 않았다면 어쩌면.
괴물은 그가 꿨던 그 꿈처럼 편안하게 잠들었을지도.
안녕
상처의 아이는 진짜 길을 잃어버린 아이였던 거 같다.
안녕, 하고 인사를 건네던 괴물.
아이를 밀고도 그 호수에서 손으로 아이에게 인사하던 뒷모습.
격투장에서는 직접 인간들을 죽이지 않았겠구나, 했다.
너무 서글픈 그 울음 때문에 괴물의 첫 번째 살인일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