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E WHAT I WANNA SEE 처음과 두 번째 시선
SEE WHAT I WANNA SEE
1031 첫 번째 시선
1막의 다섯 명, 아니 엄밀히 말하면 사람 4명과 영혼 하나.
그들 중 어떤 이를 믿을 것인지 선택하며 보는 동안 결국 혼란에 빠져 이야기 밖에 존재하게 되었다.
이야기에서 배제된 느낌이 아니라 흥미진진하게 그들을 지켜보게 되었다고 말하는 게 옳을 것이다.
무엇이 진실인가.
진실이 침묵하고 있는가, 진실의 목소리를 듣고 있지 못한 것인가.
아니 그 이전에 진실은 존재하는가, 를 묻게 되는 1막 ㄹ쇼몽.
강도가 더 저열하고 저속하게 해야 할 것 같은데, 가사가 묘하게 단정한 느낌.
조금 더 직설적으로 표현했으면 했던 가사의 바뀐 부분들이 순화되었다는 걸 알고 좀 많이 아쉬웠다.
2막은 신부가 아쉬웠다.
스토리 전체를 끌고 나가야 하는데, 그 힘이 약해 보였다.
저 물을 가르고 여신님 찾을 것 같은 느낌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완성도가 높은 느낌은 아니었는데, 각자 캐릭터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느라
사실 이해하지 못하고, 혹은 이해하지 못하고 넘어간 부분이 많았다.
1104 두 번째 시선
강도
교활함 아래 감춘 저속함이 치명적이었다.
음을 갖고 노는 것도 여유 있어졌고.
남편의 '아내' 소리 듣고 천천히 표정을 굳히는 것도 그렇고.
No more에서 처음엔 신기해하다가 나중에는 '이걸 어쩔까'로 변하는 표정과 손.
계속 다른 단어를 고민해 봤는데 저속하다는 단어가 아무리 생각해도 들어맞는 것 같다.
강도의 진술에서 처음에 허영으로 존재감을 불리는데
공간까지 탐욕으로 채워나가는 힘에 압도되었다.
2막 여배우는 한국식 정서에 맞지 않는 캐릭터일까.
톤이 문제일까. 넘버를 부를 때는 괜찮은데 대사 할 때마다 너무 과장된 느낌 들기도 하고.
내가 좋은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본 공 때는 좀 바뀌었으면 좋겠다.
신부는 자신이 한 일로 믿음을 점점 잃어가는데, 그 와중에 다른 이들은 '희망'을 가지는 게 눈에 보였다.
구원에 대한 믿음과 희망은 철저하게 다른 것.
라이징업에 효과 넣은 거 더 극적으로 보이게 해서 좋다.
물안개 같기도 하고.
모든 게 다 뿌옇게 보이는 게, 모두의 눈을 가리고 있는 것 같다.
오로지 신부에게만 빛이 향해서 오로지 그만이 기적을 목격했다는 게 더 분명해 보인다.
처음엔 앞에서 봐서 바로 내 앞에 있는 배우 때문에 여러 번 놀랐고.
스토리를 따라가는 데에 급급했다. 한 번에 이해할 수 있을 줄 알았지(..)
뒤에서 봤더니, 바닥마저 무대여서 눈이 4개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런웨이식 3면 무대와 배우들의 발밑까지, 모든 곳이 무대라니.
볼 게 많고, 생각할 것도 너무 많다.
한 번 보고 이해할 수 없는 뮤지컬 정말 좋다. 매력적이야.
제목이 저런 이유는, 객석에 앉은 나 역시 그들을 보는 다양한 시선 중 하나였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