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 구도 Triangular Structure>
퍼포먼스 구성이 특이하다고 생각했던 건 보통 3인이면, 시간을 나눠서 순서대로 하고 끝날 거로 생각했는데
끝과 끝이 물려서 퍼포먼스가 돌아가며 계속 이어졌다.
자본론이 거꾸로, 혹은 여러 목소리로 읽혔고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세 분야가 모여서 묘하게 하나의 퍼포먼스가 되었다.
8분 정도의 시간을 할애해서 여러 번 반복했던 것 같은데
홍상표 배우가 말을 하고 있으면, 퍼포머 두 분이 와서 노동해서
지금 퍼포먼스의 흐름에 지장이 없도록 다음 퍼포머 준비를 하는 방식이라고 해야 하나.
처음엔 그들 각자가 지금껏 해왔던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두 번째에서는 그들이 하려는 이야기의 화두만 던지고,
세 번째에서는 진짜 이야기.
배우로 겪었던 일들, 졸업작품을 하면서 겪은 일들, 컴퍼니를 만들어 이익을 창출해내지 못하는
이 이야기들을 노동의 가치로 들려주었다.
마르크스의 얘기가 있길래, 간단하게 언급하고 넘어갈 줄 알았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결국은 자본에 대한 이야기였고,
꿈에 대한 이야기 였고,
무대에 대한 이야기였다.
나는 소비하고, 꿈이고, 또 즐기는 하나의 문화이고 시간이지만
공연을 올리는 것 자체가 누군가에게는 '노동'이라는 단어로 표현할 수 있겠구나, 싶기도 했고.
가장 기억나는 건 내 발끝에 걸쳐져 있던 쇳조각들의 비릿한 냄새다.
이상하게도, 그리고 무섭게도.
꿈과 현실, 꿈의 무게와 자본을 저울질하는 도중 버려지듯 담긴 조각들의 냄새는 비릿했다.
끝 맛이 씁쓸하고 텁텁했다.
(사진 출처 : 두산 아트 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