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프 컬쳐데이라는 말 왜인지 중요해보여

 

 

우리 구원을 위해 죽나요? 

지금까지 본공 보면서 이 말에 크게 흔들리는 지저스를 본적이 없었다.
왜 그랬지? 
이게 군중의 말과 다르게 지저스에게만 그렇게 들리는 거 같아서, 
예언이 실행되는 단계를 보는 것 같아서 소름이 끼쳤다. 


The Last Supper - Gethsemane - The Arrest

이 극을 보면서 단 한번도 '사랑'에 대한 극이라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는데,
차유다, 마저스라면 이게 사랑일 수도 있겠구나 했다. 

맹목적인 사랑과 믿음이 있다면 가능한 관계가 지속되는 구조라 새삼 신기했다.

인간이 인간을 죽이고, 인간이 신에 의해 희생당하는 구도로 진행되는 거 같아서
이게 콘서트에다가 연기를 가미해서 그런건지, 아니면 이게 노선인지...

유다에게 지저스가 최후의 만찬에서 줬던 와인은 사실 독잔이었겠구나, 했다.
자신이 마시게 될 독잔과 마찬가지로, 유다에게도 건넨 독잔.

어레스트에서 '당신이 날 그렇게 불렀다' 라고 불러서 놀랬다. 
스스로 단 한번도 신이라고 한 적이 없었던 사람. 

인간 지저스. 이름이 지저스일뿐. 그는 너무나 인간이었다. 
죽음이 두렵고, 앞으로 다가올 일이 무엇인지 알아 담담할 수 없는 사람. 

그러나, 자신은 신으로 기억되겠지만, 유다는 영원한 배신자로 기억됨을 알기에
그렇게 계속 시선 끝에 유다가 걸려있다. 



저주 받을 내 이름 유다 

끊임없이 자신을 위해 변명하고 있는 유다. 

자신이 하게 될 일을 이미 이전부터 알고있던 지저스 처럼 유다 역시. 
지저스를 배신하고 죽게 될 걸 알고 있는 유다라서, 헤븐부터 슬픔이 느껴졌다. 

자신이 부정하거나 거부할 수 있음을 알면서도, 지저스가 원하기에. 

댐드-블러드머니의 연결에서 유다의 걸음걸음이. 
지저스와 마주치고 외면하고 걸어가는게 가슴에 사무친다. 

유다데스에서 그는 분명 자신의 힘으로 올가미에 목을 건다.

유다가 하는 것은 '선택'이라고, 그의 자살은 유다의 결정이라고 꽤 오랜 시간 믿어왔는데..  

모든 게 끝났다고 말하며, 당신이 날 죽이는 거잖아, 라고 외치는 유다는
누군가에 의해 살해당하는 느낌이었다. 
워딩이 좀 쎄지만 오늘 차유다는 절대 본인의 의지가 아니었다. 

모든 건 지저스의 말에 의해, 그의 위에 있는 그 진짜 신의 의지로 이루어진 일. 


신을 죽여도 구원받지 못할 나의 불쌍한 예루살렘, 나의 불쌍한 유다. 



*


유다가 하는 말이 모욕적으로 들리지 않았던 건 차유다 노선때문인 것 같기도 했지만, 
마리아가 큰 확신을 가지고 있는 정말 단단한 사랑을 가진 사람이라서 
유다가 '저런 여자'라고 말할때 크게 당혹감이 안느껴진다. 

자신이 하는 '사랑'을 지켜낼 줄 아는 마리아. 

 

-

템플, 어레스트, 재판 때 앙들 떼창이 확실히 부족한 느낌이었다.
본공에서 웅장하고, 더 많은 이들이 외치는 것 같이 강하게 들리던 소리들이 약하니까 아쉬웠다. 

차유다 넘버를 너무 속사포처럼 불러서 중간중간 감정이 강한 부분들은 가사를 알아들을 수 없었던게
좀 아쉬웠지만...

장면 3 : 유다가 환상을 이야기하고 예수가 응답하다

  

  유다가 말했다. "선생님, 당신이 그들 모두에게 귀 기울이신 것처럼 제게도 또한 귀 기울여 주십시오. 왜냐하면 저는 위대한 환상을 보았습니다."

  예수가 이 말을 듣고 웃으며 그에게 말했다. "너 열세번째 영아, 왜 너는 그렇게 힘들게 애쓰느냐? 그러나 말해보아라, 그러면 내가 참고 들어주마."

  유다가 그에게 말했다. "환상 가운데 저는 열두 제자들이 저에게 돌을 던지고 저를 [심하게] 박해하는 저 자신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또한 당신을 따라 [....] 곳으로 갔습니다. 저는 [한 집을....] 보았는데 제 눈으로는 그 집의 크기를 [가늠할] 수 없었습니다. 위대한 사람들이 그것을 둘러싸고 있었고, 그리고 그 집은 푸른 잎으로 된 지붕이었고, 그 집의 한 가운데에는 [군중이 있었습니다. -2행 누락-], 저는 말했습니다. '선생님, 이 사람들을 따라 저를 데려가 주십시오.'"

  [예수가] 대답하여 말했다. "유다야, 너의 별이 너를 타락시켰다." 그가 이어 말했다. "죽을 운명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은 네가 본 그 집에 들어갈 자격이 없다. 왜냐하면 그 곳은 거룩한 이들을 위해 마련된 곳이기 때문이다. 해와 달도 그곳을 다스릴 수 없고 낮도 그러하다. 그러나 거룩한 이들이 영원한 세계인 거기에서 거룩한 천사들과 함께 항상 살 것이다. 보아라, 나는 네게 그 나라의 신비를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나는 너에게 그 별들의 죄에 대해서도 가르쳤다. 그리고 [...] 그것을 열두 시대들{에온}에게 [...] 보낸다.

  

  유다가 자신의 운명에 대해 묻다

  

  유다가 말했다. "선생님, 제 후손들이 그 통치자들의 다스림을 받을 수 있을까요?"

  예수가 대답하여 그에게 말했다. "오라, 나는 [-2행 누락-], 그러나 너는 네가 그 나라와 그 모든 세대를 보면 많이 슬퍼질 것이다."

  유다가 이 말을 듣고 그에게 말했다. "내가 받아들인 그것은 좋은 것입니까? 왜냐하면 당신은 저 세대를 위해 저를 떨어뜨려 놓으셨습니다."

  예수가 대답하여 말했다. "너는 열세번째가 될 것이며 다른 세대들에 의해 저주받을 것이다. 그리고 너는 그들을 다스리게 될 것이다. 마지막 날에 그들은 네가 거룩한 [세대]로 올라간 것을 저주할 것이다.

  


- 유다복음 중에서 




Overture와 Heaven On Their Minds를 보고 있자면 

Judas' Death에서 유다가 그의 이름을 부른 후 보는 플래시 백인 것 같기도 하고, 

유다 복음에서 자신의 운명에 관해 묻는 열 세 번째 별인 유다가 본 환상인 것 같기도 하다.



'당신은 저 세대를 위해 저를 떨어뜨려 놓으셨습니다.'라며 옅게 웃었을 유다 복음 속 유다.



자신을 스쳐 지나가는 추종자, 혹은 그를 외면하던 군중들.

그가 십자가를 진 모습을 보고 손을 뻗지만,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자신. 

거룩한 성인이 될 수 없었던, 그의 뜻을 존중하는 예의 바른 배신자.



이미 정해진 그 결말을 향해, 자신이 본 환상을 그대로 재현해야 하는 유다는 지저스를 향해 손을 뻗는다.

평생 벗어나지 못할 죄책감의 굴레 속에 무릎 꿇고 주저앉는다.



'모든 게 분명해 결국 당신은 마지막 결정을 내렸어' 

고개를 들며 이야기를 시작하는 유다.



Damned For All Time - Blood Money 내내, 그리고 Judas' Death에서도 

자신이 지저스를 파는 게 정당함, 혹은 어쩔 수 없었음-을 인정받고 싶어 했다.



아니 최소한, 그에게 자신의 목소리가 들렸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소리를 내지르는 것 같았다.

당신이 내 말을 들어준다면 나는 이러지 않을 거야, 하고 시위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치기 어린 날도 있었고, 

너무나 간절하게 이 선택만큼은 하고 싶지 않았음을 명백하게 보여준 날도 있었다.



지저스의 실루엣이 보이자 불장난하다 들킨 아이처럼, 자신의 손에 달린 그의 목숨 값을 들고 고민하던 유다는 화들짝 놀란다. 



그가 계산하고 있었던 건 무엇이었을까. 

그 어떤 것과 지저스, 혹은 자신의 목숨과 견줄 수 있었을까.

그가 보고 놀랐던 건 무엇이었을까. 

극에서 그의 앞에 보이던 지저스 모습 그대로였을까, 그 돈이 가져올 자신과 지저스의 미래였을까. 



잘했다 유다, 착하다 유다.



그 목소리가 들려오는 순간 유다의 얼굴은 진짜 그 단어로도 표현할 수 없는 표정을 하고 있다. 

스승을 배반하고, 자신의 죽음을 향해, 지저스의 피의 길을 향해 걸어가는 그의 뒷모습이 너무나 안타깝다. 




지저스는 예언대로, 유다가 본 환상대로 자신의 못 박힘을 유다에게 알려준다.

The Last Supper에서 팔을 들어 너의 모든 걸 다 이해한다는 듯 한 자세 같았는데,

극이 진행될수록 이게 네가 하게 될 일의 대가라고 알려주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런 그를 향해 당신의 뜻을 이해할 수 없다고 울부짖는 유다. 



회계인 유다는 득과 실을 따지는 게 누구보다도 익숙했을 거다. 

그런 유다가 믿음 때문에 자신이 얻는 것 하나 없는 배반을 한다. 



기꺼이 당신을 위한 배반이 아니라 오로지 당신만을 위한 배반. 믿음이란 이렇게 불합리하고 비상식적인 것이다. 

그 사람을 배신하는 것만이, 그 사람을 위해 유다가 할 수 있는 단 한 가지였다. 



당신의 피, 당신의 기억. 그 어떤 것도 잊을 수도 없고, 등을 돌려 걸어갈 수도 없다. 

자신이 그가 말하는 배신자라는 그 말은 삼킬 수 없이 뜨거워서

잔을 만지작거리다 부어버리고 그를 향해 쏟아낸다.



단순히 지저스의 뜻을 이해할 수가 없어서 일까, 아니면 그가 구원을 위해 죽으려면 자신이 그를 배반해야 함을 알기 때문일까. 

자신이 원하는 새로운 세상 때문에 스승을 배반하는 게 아니라, 그의 뜻을 따르기 위해 그를 반하는 선택을 한다. 

자신의 신념을 버리고 오로지 단 한 사람만을 위해 내린 그 선택 때문에 너무도 슬프고 서럽게, 아프게 울며 그의 곁을 떠난다. 





날 받아줘요, 지저스.



그가 체포된 후 자신을 향해 내젓던 고개, 그를 구하려던 자신을 막아서던 손을 보고 자신의 선택을 다신 되돌릴 수 없음을 알았을까. 

자신 때문에 그가 당하는 고통을 바라보는 게 얼마나 힘들었을까. 

다시는 다가 갈래야 다가갈 수 없는 그분의 곁. 



한참을 울다가 자신의 감정이, 자신의 울음의 의미가 무엇인지, 이것이 사랑이냐고 묻는다. 

유다가 어쩔 줄 모르는 그 마음의 정체는 도대체 무엇일까. 

정말로 인간과 인간의, 혹은 인간이 신을 동경하는 그 감정을 사랑이라 일컫는 걸까.



죄책감, 원망, 분노, 실망, 두려움. 

그 모든 걸 다 이겨내는 유다의 순종이 가진 의미는 뭘까,라는 생각을 종종 했다.



그를 존경하고 그를 따르고 싶었는데 당신이 시킨 일이기에, 당신이 명령했기에 따르겠다고. 

당신의 말이라면 종내에는 거부하지 못하고 따를 것을 알았기에 당신이 날 선택한 거라고. 



자신들을 구원할 수 있었던 왕. 

자신이 사랑했으나 자신이 죽게 할 스승.

 


Judas' Death에서 유다의 울음에 뒤섞인 감정들의 정체는 극이 끝난 지금도 명확하게 결론 내리지 못 했다. 


내가 가진 종교의 가르침과 다르게 유다에게 동정 혹은 연민 비슷한 감정을 가지게 된 이유는 아마, 죽기 전 부르는 그의 이름 때문이었을 것이다. 



The Last Supper에서 만찬장을 떠나는 자신의 등 언저리에 붙어있는 지저스의 시선은 느끼지도 못하고, 

발치에 엎드려 우는 자신을 향해 손을 뻗었다가 말아 쥐던 그 지저스를 보지 못 했던 것,

병사의 창에 맞을 그를 차마 볼 수도 없어서 고개를 돌리던, 창에 맞은 그에게 닿지 않을 손을 뻗던 지저스를,

단 한순간도 유다를 미워하거나 그의 존재를 부정하질 않던 지저스를 몰랐다는 것, 

그런 그를 모른 채 마지막까지 그를 생각해야만 했을 유다.



그 단 한 가지 때문에 JCS 속 유다를 볼 때마다 그가 아팠고, 안타까웠다. 



지저스, 하고 옅게 웃는 유다가 겟세마네의 '내가 죽어 얼마나 더 대단한 걸 갖게 되나요'라는 가사 같아 보여서 마음이 먹먹 할 때가 많았다.



생의 마지막, 저주와 원망을 쏟아내어도 될 자리에서 지저스의 이름을 부른다는 것. 

그에게는 닿지 않았을, 들릴 수 없었던 비통과 회한이 뒤섞인 목소리. 


자신의 죽음이 억울하고 무서웠을 텐데, 그의 생각만 한 건지 죽기 전에 하는 말이 지저스라니. 

신념을 빼앗긴 것은 건강이 없어진 것처럼 죽음의 꼬임을 받기 쉬운 경우[각주:1]라고 했다.



그 이름을 원망했을까, 저주했을까. 

아니면 더 사랑하지 못 했던 게 후회스러웠을까.



유다의 배반은 철저하게 신이 시켜 행한 일이었다. 지저스에게는 그의 신. 유다의 신, 유다의 지저스. 

Judas' Death의 ‘당신이 날 죽이는 거야’는 가끔은 그에게, 그보다 더 위에 있는 신에게 하는 말 같기도 했다. 



한가득 원망과 아픔을 담고, 당신이 말하던 대로, 내가 본대로 모든 게 이루어질 거라고.

당신이 시킨 일은 우리가 모두 죽는 길이었고, 지저스의 죽음으로 나의 생은 영영 저주받게 되는 거라고. 



당신이 보여준 대로 나는 죽어. 당신이 날 죽이는 거야. 

당신이 날, 배신자를. 당신만을 위한 희생양을. 

당신이 날 죽게 만드는 거야. 지저스를 따르던 나를.



그가 칭하던 당신이 무엇이든 간에,

지저스가 신임을 인정하기 위한 첫 번째 걸음이 자신의 자살임을 유다는 알고 있었다.



표백에 인용된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 구절처럼 '최초에 그것을 자각한 자는 반드시 자살해야 한다.[각주:2]'가 유다의 세계의 전부가 아니었을까.






유다의 상처를 의도적으로 조장해 분노[각주:3]를 만들어 배신을 정당화시켜주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신이 인간에게 상처를 내는 것과, 인간이 인간에게 상처를 주는 것의 차이는 물론 있었지만.



지저스가 전지전능한 신인 줄 알았다.

모든 것을 초월한 신 그 자체라서 상처받지 않고, 상처 주는 것에도 초연한 모습일 줄 알았다. 



1막의 지저스는 유다에게 자신을 배신할 초석을 깔아주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했던 건

마리아와 추종자들에게는 따뜻한 시선을 보내지만 유다와 시선이 맞으면 세상 그 누구보다 서늘한 얼굴을 보이던 모습 때문이었다. 



지저스는 수십 번 자신의 죽음을 예고했지만 이해하지 못하는 제자들 속에서 

모든 걸 다 알고 행해야 하는 유다가 배반을 고뇌할 때 그의 심장에 손을 얹고, 

믿음을 저버리는 척, 모르는 척해서 유다가 자신을 팔아야만 할 이유를 만든다. 


유다가 흔들리고 있는 걸 알았기에, 지저스는 그가 가야 할 길에서 그의 등을 떠민다. 



자신이 계속 상처를 내 등을 떠밀어야 하는 그가 안타깝고 가여워서 그의 어깨에 손을 얹는다. 



자신의 발치에 엎드려 우는 그에게 손을 뻗고 싶어 하고,

재판 직전, 유다의 죄책감을 덜어주려는 듯 결국 그에게 손을 뻗지만 닿지 않는다.



유다의 배반마저도 철저하게 계획한 단호한 신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언젠가부터 그가 인간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7월 후반부터 지저스가 다 그렇게 느껴지던 순간들이 많았다. 

9월에 합류한 재저스는 내겐 너무나 특별한, 내가 바라던 신으로 오해받은 인간 그 자체였고.



인간으로서 신의 역할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걸 알았던 건 Blood Money에서 유다가 자신에게 매달려 울고, 

자신의 발치에 엎드린 그에게 차마 손을 뻗을 수 없었던 그 순간. 


자신이 사랑하는 제자를 등지고 지나쳐 가서 그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자신의 손에 들린 그의 목숨과 손에 박힐 못 자국을 보던 그 순간이었던 것 같다.



지저스의 말아 쥐는 손을 본 그 순간 그가 유다를 사랑하고, 그를 안타까워했음을, 

그는 분명 마음을 가진 인간이었음을 알았다.



Poor Jerusalem에서 이미 자신의 죽음만이 구원을 향한 길임을 알고 있었다. 

The Temple에서 인간 지저스로서 견딜 수 있는 고통은 이미 허용치에 달해서 이제 내가 뭘 더 해줘야 하느냐고 울었는데, 

그 울음이 자신의 운명을 순응하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았다. 

자신이 아직 인간임을 인정하고 자신을 잊을 그들을 위해 죽어야 함을 인정하는 첫걸음.





이 고통이 나에게 무슨 의미가 되나요.



Gethsemane에서 제자들의 이름을 부르는 지저스는 누군가가 곁에 있어주길 간절히 바라는 것 같았다.

앞으로 다가올 침묵과 어둠의 시간이 무섭고 두려워 보였다.



자신에게 다가올 운명이, 자신이 당해야 할 매질이. 

자신의 수난과 군중들의 조롱이. 유다의 배반과 사랑하는 그의 죽음이. 

자신의 죽음이 도대체 자신의 신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그리고 자신에게 어떤 의미와 가치가 있는 건지 대답 없는 하늘을 바라보며 울었다.



인간이 신으로 만들어지는 게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잘 지켜보라고, 당신을 위해 내가 신이 되겠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유다의 계획과 자신이 해야 할 일, 그리고 자신의 아버지인 하늘에 계신 그분의 뜻까지. 



자신의 의지가 아닌 타의로 인해 강제로 구원이라는 십자가를 짊어졌다. 



전지전능한 신의 인간을 향한 사랑 때문에, 기적과 구원을 바라는 추종자들 때문에 신으로 오해받고 있다. 

자신이 사랑하던 제자 단 한 명도 구하지 못 해서 지저스는 악에 받친 채로 구원의 십자가와 대면하는 것 같았다.



만인을 위한 구원의 길. [각주:4]



표백의 문장처럼 누군가 한 명은 그들을 위해 죽어야만 했다.

유다는 지저스를 위해 죽었고, 지저스는 그들을 위해 죽어야만 했다. 



지저스는 수천, 수억만의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살해당하는 것 같기도 했고, 

몇 번이고 도우려는 유다를 손으로 막아내고, 자신을 살리려는 빌라도의 손도 뿌리친다.

자신의 운명을 감당하기 위해 스스로 십자가에 매달린 자살 같기도 했다. 



자기 자신과 유다는 구원할 수 없었던, 신의 권능을 아직 갖추지 못한 인간.

무능하지 않고 무력했던 유다만의 신.




지저스와 자신의 신념을 믿었다. 열두 제자는 지저스가 가져올 영광을 믿었다. 

지저스는 자신의 아버지를 믿었다. 그리고, 자신이 메시아임을 믿었다. 



믿음이란 이렇게 불합리하고 비상식적인 것이다. 약한 인간이었던 지저스를 자신에게 예언된 길을 걷게 할 정도로. 



  1. 이상 - 실화 [본문으로]
  2. 인간은 자살하지 않고 살기 위해 신을 생각해낸 것이다. 이때까지의 세계사는 바로 이것에 불과한 거야... 만인을 위한 구원의 길은 모든 사람에게 이 사실을 증명하는 데 있다. 그러나 단 한 사람, 최초에 그것을 자각한 자는 반드시 자살해야 한다. <악령> -도스토예프스키 - 장광명의 <표백>에 인용된 악령의 구절이다. 표백은 자살선언으로 이루어진 책이고, 자살선언을 통해 영웅 아닌 영웅이 되는 소설이다. 과연 이 글에 인용해도 될까, 하고 몇 개월을 고민했는데 이 구절만큼은 내가 생각한 유다에게, 그리고 지저스에게 맞는 것 같았다. [본문으로]
  3. '의도적으로 조장하는 상처와 분노' / 리처드 도킨스 <만들어진 신> [본문으로]
  4. 02 각주와 동일 [본문으로]

150905 Jesus Christ Superstar

최재림 윤형렬 장은아 지현준 





지켜봐요, 내가 기꺼이 당신을 위해 십자가를 지겠으니. 



내가 기꺼이, 당신을 위해 죽을 테니 

당신의 영광을 내게 보이소서. 


지저스와 유다. 

둘 다 보이지 않는 그들의 신을 위해 살고, 

그들의 신을 위해 존재했던 

그 어느 것도 거부할 수 없었던 두 사람의 이야기.




버즈와 호산나에서 마리아에게 가슴에 손을 올리고 인사하던 지저스.

그것도 가벼운 인사가 아닌, 예의를 다 하는 인사. 


'그는 힘을 다하여 내 몸에 향유를 부어 내 장례를 미리 준비하였느니라' 

마가복음 14:8


라는 성경 구절이 생각날 정도로. 


자신이 신으로 온 것을 '혼자만' 알고 있는 마리아만을 향한 존경과 따뜻함이 담긴 그 시선에 시작하자마자 울컥했다.

정말, 완전 다른 지저스구나. 라고 생각했을 정도. 



버즈에서 자신의 주위를 맴돌며 시몬과 베드로에게 뜻을 물어보라 종용하는 유다. 

그리고 그런 유다를 알고 있어서 시몬에게 말을 해주고 싶어 하던 지저스. 

유다에게는 어깨를 잡아, 네가 할 일을 해야만 한다고 말하고. 



추종자들의 승리와 자신이 가진 승리가 다르다는 것을 어떻게든 알려주고 싶어했던게 호산나와 질럿. 

따뜻한 시선을 주지 않고, 그게 아니라는 듯 단호하던 그 표정. 


템플에서 끊임없이 그들을 어루만지는, 한 명이라도 더 구하겠다는 지저스. 

그는 나병 환자들이 가엽고 또 가여웠고, 그들의 아픔이 자신에게 쏟아져 괴로웠다. 

그래서 '그만'이라고 외치고, 운명을 위한 길을 가기 위해 유다의 배반을 지켜본다. 



십자가, 손에 들린 독잔, 인류 구원이라는 무게는 버거웠다. 

자신이 당해야 할 고난과 죽음, 유다의 배신까지 모두 알았기에 

블러드머니에서 지저스는 유다를 돌아볼 틈도 그에게 시선을 줄 수조차 없었다.


그는 신이었지만, 인간이었다. 


베드로가 자신을 부인하는 것이 아팠고, 

유다가 자신을 배반하는 것이 정해진 일이기에 다른 선택지를 주지 못하는 자신이 더 아파했다. 


최재림의 첫 겟세마네. 


혼자 덩그러니 남아 그 무대에 오롯이 지저스의 감정을 담아냄이 얼마나 벅찼을까, 라는 건 역시 걱정. 

그 감정을 내가 혼자 다 받아낸 느낌이었다. 


베드로를 부를 땐 원망이 담기고, 요한을 부를 땐 믿을 수 없어 보였고, 야곱을 부르는 순간에는 체념한 듯. 


담담하게 죽음을 받아들이지 않을 거라는 생각은 했지만, 

자신을 지켜보라고 말하면서 악에 받친 모습을 보여서 눈물이 터졌다. 


아무것도 선택할 수 없었고, 운명에 순응하기만 하는 게 너무나 아파서 

마지막으로 자신이 할 수 있는 게 오로지 이 기도라는 걸 알고 있어서, 한참을 무너져 있는 걸 보니까 눈물이 흘렀다.


겟세마네에서의 '지켜봐요' 가 계속 맴돌게 

유다가 자신을 배반한 후부터 그의 표정은 무서울 정도로 담담했다.


블러드 머니에서 유다의 곁을 그냥 스쳐 가고, 라섶에서는 한숨을 쉬고. 

유다가 맞을 때는 도저히 그 모습을 보지 못하겠다는 듯 고개를 돌렸다가, 

체포당할 때 그가 자신에게 오려 하자 손으로 막아버리고. 


유다는 철저하게 배신을 위해 움직여야 하는 말, 이었다. 


그래서 유다에게 아무 감정을 가지지 않은 줄 알았는데, 

유다데스 후 

'당신이 메시아가 되는 겁니까?' 하고 묻는 유다를 보는 연민과 원망이 뒤섞인 표정에 가슴이 무너져내릴 것만 같았다. 


유다 또한 지저스가 사랑했던, 구원해야 했던, 구해야만 했던 그 인간이었음을 왜 잊고 있었을까.



채찍씬에서 그 아픔에 기절한 듯 다리를 늘어뜨리고. 

피범벅이 되어 빌라도가 서 있는 그 땅에 피가 뚝뚝 떨어지는데 

그 피가 묻은 빌라도는 평생 지저스 때문에 고통받고 괴로웠겠지, 싶어져서 심장이 쿵. 


목 마르다, 라고 외칠 때는 인간의 육체가 아픔이 너무나 버겁게 느껴졌다. 


십자가에 매달려서 아버지, 하고 지었던 

웃는 듯 우는 듯한 그 일그러진 표정을 보고서 

재저스는 진짜 '신'으로 왔구나 싶었다.



공연 내내 지저스만을 바라봐서 그런지, 지저스가 강해 보인다는 그 말에 나는 계속 동의할 수가 없었다. 


따뜻한 시선 아래에 담긴 존경, 눈물 가득 담긴 눈에 어린 아픔, 하늘을 바라볼 때의 그 복잡한 표정 내내 

단 한 번도 굳건하게, 그리고 담담하게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인 적이 없었으니까. 


신이어야 했는데 인간의 모습을 한 지저스. 


가장 기다리고 기다렸던, 내가 라센 짘슈에서 가장 보고 싶었던 지저스노선을 가지고 와줘서 고마웠다. 

그는 놀라운 사람이었어.



150902 Jesus Christ Superstar 


박은태 최재림 이영미 지현준 





Heaven On Their Minds


'난 다 보여, 당신이 가려 하는 그 길.' 


버즈에서 둘이 함께 하늘을 보는 순간 알았다. 

재유다의 저 가사는 진짜였다는 걸. 

유독 길게 시선이 닿는 오늘이 정말 마지막이라는 것도. 



What's The Buzz? - Strange Thing, Mystifying - Everything's Alright 



뜻을 일으킬 미래는 신께서 정하실 순간. 

때가 되면 알게 되리. 



다른 곳에서 같은 곳을 바라보는 유다와 지저스. 

그 순간만큼은 확실하게 유다가 지저스가 인간이지만 신으로 온 걸 인지한 것 같았다. 



마리아의 곁에 가서 지저스의 화를 돋우듯 부르던 동선을 바꿔서 지저스에게만 말하려고 하는 것 같았다. 


마리아를 밀치고 나서 '당신은 나에게만은 그런 말을 하지 않겠지' 하는 표정인데 

이해할 사람은 없다, 라는 말에 너무나 놀란 유다의 표정. 


원한다면, 하고 얼굴을 어루만지는 지저스가 

유다를 너무나 가여워하는 게 느껴져서. 

자신이 그를 어떻게 할지, 그리고 자신이 어떻게 될지 잘 알고 있었던 지저스.



Hosanna - Poor Jerusalem


호산나에서 그들을 사랑스럽게 보던 지저스는 질럿에서 이게 아닌데, 하는 감이 온 순간부터 표정이 굳어진다. 

사실 오늘은 질럿 시작하자마자부터 내내 굳은 표정 같기도 했고. 


호산나에서 구원, 이라는 말이 나오면 유다를 바라보고. 

유다는 그런 그의 시선을 등지고. 


불장난하다 들킨 아이처럼, 

자신의 손에 달린 그의 목숨값을 들고 고민하는 재유다는 화들짝 놀랐다. 


그가 계산하고 있었던 건 무엇이었을까. 

그 어떤 고통이 지저스, 혹은 자신의 목숨과 견줄 수 있었을까.





The Temple


도대체 자신이 왜 이러고 있는지 모르겠는 것 같기도 하고, 이미 너무나 지쳐있기도 하고. 

코는 빨갛고. 

모두를 쫓아낸 후 들려오는 목소리에 고민 가득한 표정. 


아픈 그 표정은 이내 결심으로 바뀌어서 손을 뻗는데 

그 수가 너무 많고 많아서... 

템플에서 미루고 미뤄왔던 구원을 위한 죽음을 택한다. 

한 명 한 명 모두를 어루만질 수가 없어서.





Damned For All Time - Blood Money 


병사를 보낼 장소나 말해. 


감히 너희가 그분의 뜻을 알기나 하겠나, 하는 듯한 조소에 심장이 철렁. 

그런데도 긴 고민. 

선과 악을 떠나 인간, 그 자체로서의 고민이 컸던 것 같다. 

도리. 배반. 배신. 대가. 모든 걸 계산해야만 했던 철저하게 셈에 익숙한 회계 유다. 


잘했다 유다, 불쌍한 유다. 


가끔은 유다 내부의 소리처럼 느껴졌는데 오늘은 철저하게 그리고 완벽하게. 

지저스가 아니라, 그 이상의 존재가 그에게 해주는 말 같았다. 


유다는 죽고 나서는 그를 등지고 서 있을 텐데. 

그의 등이 만들어낸 그림자, 그의 길에 갇혀 울었다



The Last Supper 


기꺼이 당신을 위한 배반,이 아니라 당신만을 위한 배반. 


당신의 피, 당신의 기억. 그 모두를 잊을 수도 없고 

차마 삼킬 수도 없어서 잔을 만지작거리다 부어버린다. 

하지 못했던 인사에 모든 마음을 담고. 


지저스의 아픈 표정은 보지도 못해서 그가 끝까지 담담하고 강하게 자신을 보낸 줄 알고 서럽게, 아프게 울며 그의 곁을 떠난다. 

자신의 등 언저리에 붙어있는 지저스의 시선은 느끼지도 못하고.


Gethsemane


처연하고 또 처절한 지저스의 겟세마네. 

자신이 죽는 걸 보라고 외친 후 다시 눈을 떴을 때 눈에 담긴 그 공허함. 후회. 절망. 

사실은 모든 게 변하길 바라지 않았을까. 

결국, 마지막으로 결심하게 되는 그 순간의 흔들리는 맘, 이 너무 마음 아프다.



The Arrest 


유다의 목소리를 듣고서 쉽게 떨어지지 않는 입

이제 자신에게 일어날 일, 그리고 다가오는 죽음. 

그 모든 걸 알면서도 멈출 수 없음을. 


예수는 못 박혀 죽으리. 

끝까지 그에게 뻗는 손..



Could We Start Again, Please 


어떻게 하지, 하고 고민하던 유다의 앞을 지나가는 제사장.

그리고 결심한 듯 앙다문 입술. 

어쩌면, 바뀌지 않을까. 


Judas' Death 


그들에게 죽음으로 호소하면 무언가 바뀌지 않을까, 하는 바람을 담은 것처럼 자길 죽여달라고. 


당신이 시킨 일은 우리가 모두 죽는 길이었고, 

당신의 죽음으로 나의 생은 영영 저주받게 되는 거라고. 

당신이 말했던 대로 나는 죽어. 당신이 날 죽이는 거야. 

당신이 날. 배신자를. 당신만을 위한 희생양을. 

당신이 날 죽게 만드는 거야. 당신만을 따르던 나를. 


그래서 마지막 그 웃음은, 영영 그를 원망할 거라고. 

당신이 원하는 모든 게 이제 이루어질 거라고. 

자신이 죽고 와르르 무너지고 말았던 그 지저스를 몰라서. 

마음이 아리고, 또 아픈 그 마지막 '지저스'





Trial Before Pilate


빌라도의 눈을 피하지 않았던 건 이미 그의 마음은 굳었기 때문에. 

빌라도가 빨리 체념하길, 자신의 아버지마저 자신을 버리는 고통의 시간이 빨리 오길 기다리는 것 같았음. 

십자가를 지기 전 은저스의 포효인지 절규인지.. 

사실 노선 자체를 잘 모르겠고, 노선을 따지는 게 이제는 무의미해졌다. 


신이지만 인간이고, 인간이지만 신이라서.



유다는 유다대로, 지저스는 지저스대로. 

서로가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운명임을 알면서도 

Blood Money와 The Last Supper에서 유다의 어깨로 뻗었다 거두는 지저스의 손이 

The Arrest에서 유다가 병사에게 맞은 후 그에게 뻗는 그 손이. 

어쩌면 영영 서로의 진심을 향해서는 닿지 못할 손이 아팠다.




둘이 자꾸 같은 곳을 바라본다. 

하늘을, 그리고 서로를. 


절규인지 비명인지 포효인지, 모를 것을 지르는 은저스 때문에.


극을 보며 정말 오랜만에 울었다. 

너무나 충격적이라서. 

그리고 심장이 철렁하는 아픔이라서. 



150829 Jesus Christ Superstar

마이클리 최재림 이영미 지현준

 

 

저주 받은 그 이름.
저주 받은 나의 이름. 유다.


지치고 지쳐서 이제 더는 무얼 할 수 없게 된 인간의 몸을 가진 지저스는 템플에서 이제 내가 뭘 더 해줘야 하냐고 울었는데, 그 울음이 자신의 운명에 순응하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았다. 자신도 힘들고, 자신을 배반해야만 하는 선택지만 가진 유다를 바라보는 시선도 아프고.

그걸 다 알고 있는 유다는 라섶에서 잔을 마시지 못하고 지저스를 너무나 아프게 바라보고 있었다.

너에게 주어진 일 하거라. 어서.

몸을 낮춰 유다와 시선을 맞춘 지저스에게 마지막까지 그의 뜻을 따르는 게 너무나 힘이 든다는 것을 간청했는데, 그래도 '오직 너만이 날' 위해 해줄 수 있는 일이라는 눈빛에 꾸역꾸역 울음 삼키고. 몸을 일으켜 마지막 예를 갖추고 그에게 등을 보이는 배반의 길로 갔다.

그렇게 억지로 한 배반이 지저스를 내,외부적으로 홀로 두게 하는 선택인 줄 알았다면 하지 않았을 거라는 것 같아서. 죄책감에 휩쌓여 죽는 줄 알았는데.

그를 향한 원망이 너무나 컸다. 자신의 삶에서 스스로 선택할 수 없었던 단 한 가지가 지저스를 배반하는 것이었는데, 그 배반의 결과가. 자신의 내부를 다 망가뜨리고 말아서.


목이 안 좋아서 내려 불렀겠지만, 그 어서가 너무나 단호해서.

 


마지막이라 그랬는지.
엄마 안한것도 좋았고.

he is my superstar!!

 

다 이루었도다하고 눈 촉촉해서 하늘봄ㅠㅜㅠ

 

 

150822 Jesus Christ Superstar

박은태 최재림 장은아 김태한

 

 

 

버즈
지저스의 바로 곁으로 다가갔는데, 자신이 곁에 있는데... 지저스는 아무도 없다고 말하고.
지척에서 거부당한 유다.

에브리띵
그게 아니라고 말하고 싶은데, 네가 할 일을 하라는 지저스의 말은 단호하고.
그의 손이 닿았던 가슴이 열이 오른 것 처럼 뜨거운데, 지저스의 시선은 서늘하다.

호산나
자신의 곁으로 다가온 유다를 바라보는 지저스.
도대체 어떤 시선인지 알 수 없어서 글을 쓸 수는 없지만, 분명 유다를 뒤흔든 눈빛이겠지.

시몬질럿
혁명과 모반, 투쟁을 이야기하는 시몬을 볼 때는 차가웠지만..
자신을 죽음으로 내몰, 그러나 지금은 자신을 따르는 이들을 사랑하는, 그리고 또 사랑할 지저스의 눈빛.
그 눈빛이 어레스트까지 갈 줄이야.


푸어 예루살렘
누구도 내 뜻 알지 못하는가 너희들도 저들도
너 유다 시몬 너희들 열둘 모두 신께서 내린 이 운명을

이미 유다는 그의 뜻을, 그리고 그에게 주어진 영광을 알고 있어서
그가 자신의 이름을 부를 때 놀란다.
고통과 절망, 에서 이미 눈물이 흐른 지저스는 자신이 견디기 힘든.
그 무게를 겨우 억지로 버티고 있는 듯 보인다.


템플
나가, 라고 외친 뒤에 찾아온 적막이 무겁고 무서웠던 지저스.
앞으로 자신에게 닥칠 일과 고독이 너무나 선명하게 보였기 때문에.
그래서 원망 가득한 눈으로, 화가 난 채로 하늘만을 바라보는데 눈에는 눈물이 가득.
그리고 들려오는 고통스러운 목소리에 아파하는 표정.


Damned For All Time - Blood Money

한참을 고민하다가 흐느끼며 겟세마네를 말할 때 알았다.
역시 유다는 자신의 선택을, 앞으로 일어날 일을
헤븐부터 이미 다 알고 있었구나.


잘했다 유다, 착하다 유다.

지저스가 하고자 했던 말인 것처럼 들려서 왈칵.

블러드머니에서 손 벌린 지저스에게 안기는 것처럼 보이는 유다.
그러나 차마 그 품에 안기지는 못하고 애써 그를 비켜서고.
거대한 그림자 앞에서 무릎 꿇은, 
자신이 해야하는 선택앞에 굴복할 수 없었던 유다는 울부짖었다.

지저스 또한 자신이 비켜갈 수 없는 운명임을 알아서
유다가 배신을 포기하지 못하도록 그를 위로하지 못했고.

 

라섶

지저스가 제자들과 차례로 인사할 때는 고개를 돌려놓고서
아프게 지저스를 바라보는 유다.

이미 알고 있었던 자신의 배신, 지저스의 죽음. 그리고 예견된 배신자의 최후.
그 모든 걸 알고 있던 번제물이 될 수 없었던 희생양 유다.
스스로를 속죄의 제물로 바쳐야 했던 유다.

라섶때 지저스가 준 잔을 마시고서
왜!!!!! 모른척하시나. 하고 소리 지를 정도로 원망과 섭섭한 마음이 커보였다.
그렇게 사랑하고 또 그를 따르고 있었는데, 도대체 왜 지저스는 그 결정을 해야만 했었는지... 얼굴에 가득한 의문.

뻗었다가 그냥 거두는 손, 그리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예의. 마지막 인사.

 

겟세마네
왜 이렇게 화가 났어요 은저스8ㅁ8

시작 전부터 조소.
이럴 줄 알았어, 아무도 곁에 없을 줄 알았어. 하는 웃음.
겟세마네에서 자신의 맘이 변하기 전 죽이라고 외치는 지저스는 이미 십자가에 못박힌 채였다.


어레스트
지저스를 집어 던졌어8ㅁ8ㅁ8ㅁ8ㅁ8ㅁ8ㅁ8ㅁ8ㅁ8
현실 ㅂㄷㅂㄷ 하는 것 같은 은저스
유다가 자신의 앞에 와서 무릎 꿇자 그의 얼굴을 어루만지고.
창에 맞을 때까지, 빌라도에게 보내라고 할 때까지 유다를 바라봄.
잘했다고, 그리고 잘 하라고 하는 것 같은 눈빛.


유다데스

다했어, 난 다했어.
당신이 시킨거 다 했어.
모든게 분명해.
당신이 왜 날 선택했는지.
당신이 날 죽이는 거야.
당신이 날 죽이는 거야.
당신이 날 죽이는 거야.
당신이 날. 당신이 날!!!!!!!!!!!!!!!!!!!!!!!!!!!!!!!!!!!!!!!

마지막 날!! 하는 그 울부짖음에 심장이 철렁.
비명에 가까운 절규.

유다데스에서 우느라 한참을 일어나지 못해서 넘버에 가득 울음이 묻어나고.
당신이 날!!! 하고 한참을 소리지르다가 생을 계속 붙잡고서 '지저스' 하고 웃어버리는 가련한 유다.
마지막에는 웃으며 그의 이름을 부른 게 그가 자신을 죽음으로 몰고 갔음에도 그를 끝까지 믿었는데.

 


슈스

죽은 후에 진실을 알게 된 것처럼 슈스에서는 말해봐, 왜?+ 목스트레칭까지 해서 '내가 따랐던 당신도 결국 그냥 인간이었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당신이 말해도 난 믿지 않을거야, 같기도 했고.
오늘 공연이 유독 더 좋았던 이유는 처연하고 아팠던, 그리고 외로웠던 지저스를 끝까지 이해하지 않는, 너무나 우아한 배신을 보여줬기 때문에.
슈스때 비웃음 가득한 표정으로 목 스트레칭.. 
지저스 당신도 결국엔 그냥 죽는 인간이었구나, 하는 느낌이라서 미간을 내내 찌푸리고 봄.



그동안의 슈스에서의 '말해봐, 왜?'는 '방법이 이것뿐이었어?'의 느낌이었다면
오늘은 유다데스에서 죽기 전에 '당신이 날!!!' 하고 울부짖었고,
마지막에는 웃으며 그의 이름을 부른 게 그가 자신을 죽음으로 몰고 갔음에도 그를 끝까지 믿었는데.

죽은 후에 진실을 알게 된 것처럼 슈스에서는 말해봐, 왜?+ 목스트레칭까지 해서 '내가 따랐던 당신도 결국 그냥 인간이었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당신이 말해도 난 믿지 않을거야, 같기도 했고.
오늘 공연이 유독 더 좋았던 이유는 처연하고 아팠던, 그리고 외로웠던 지저스를 끝까지 이해하지 않는, 너무나 우아한 배신을 보여줬기 때문에.

그래놓고 슈스때 비웃음 가득한 표정으로 목 스트레칭.. 
지저스 당신도 결국엔 그냥 죽는 인간이었구나, 하는 느낌이라서 미간을 내내 찌푸리고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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