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두섭 오종혁 임강희 양승리







나는 진심을 다해 당신이 원하는 걸 찾길 바라요. 당신도 분명 외로울 거예요. 





2막 2장부터 겨우 온전하게 집중했다. 

미안하다고 우는 올리버에게 가만히 손수건을 쥐여주던 실비아의 어깨가 더 아파 보였다. 



필립이 행복했으면 좋겠고, 

필립과 결혼해 살고 있고, 

필립을 사랑하지만.



공기 중의 그 일렁임을, 

그 감정을 자신도 느껴보고 싶다고 말하는 것 같아서. 


사실은 올리버에게 하는 저 대사가 실비아 자기 자신에게 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었다. 


한참을 혼자 남겨진 채 슬픔을 삭히며 감정을 고르던 실비아. 



필립이 행복했던 그 순간을 엿본 것 같다는 

올리버의 말에 미소 짓는 2막 2장의 실비아. 


필립을 만나 행복해지니까 자기 자신이 누군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올리버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실비아. 



58년의 실비아가 필립과 부부생활을 지속하기 위해, 

괴롭지 않기 위해 아이를 '원했다'면 


지금도 행복하지만, 

아이는 풍요로워지기 위한 '선물'이라고 말하는 17년의 실비아. 



2막 5장에서 둘을 위해 무던히도 노력하는, 

자신이 행복하기에 진심으로 타인의 행복까지 빌어줄 수 있는 


강하고 아름다운 실비아. 








사랑할 수밖에 없는, 누군가를 계속 돌아오게 만드는 힘을 가진 올리버. 


다른 사람의 감정을 상하게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제대로 된 표현을 하지 못한 채 자기 자신을 옭아매는 필립. 



오늘 갑자기, 2막 2장부터 초연 때 설레던 그 감정이 그대로 느껴졌다. 

속이 울렁거릴 만큼 심장이 떨렸고, 끝나고 나와서 손 덜덜 떨었다. 



이번 주 내내 강희실비아를 봤는데 58과 17의 온도 차 정말 좋고. 

예상치 못했던 핑크 돌고래를 듣고 나니까, 진짜 프라이드가 온 그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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